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AI) 전략의 대대적인 성공에 힘입어 장중 시가총액 4조 달러(약 5,600조 원)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 연합에 밀려 'AI 지각생'이라는 오명까지 썼던 구글이 경쟁자인 애플과 삼성전자를 우군으로 확보하며 AI 생태계의 최강자로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평가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파벳 클래스A 주가는 장중 한때 1.7% 상승한 334.04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 시총 4조 달러 고지를 밟았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역사상 네 번째 기록이다. 비록 차익 실현 매물로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마감했지만, 지난주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 자리를 탈환한 데 이어 다시금 시장에 강력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시장이 환호한 결정적 '한 방'은 적과의 동침이었다.

알파벳은 애플의 차세대 AI 모델이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기반으로 구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가 다년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전 세계 아이폰 생태계가 구글의 AI 영토로 편입되는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여기에 삼성전자 역시 올해 제미나이 기반 AI 기능을 탑재한 모바일 기기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이 전해지며, 모바일 AI 시장에서 구글의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는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 급증했고, 미실현 매출(수주 잔고)은 1,55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특히 내부용으로만 쓰던 자체 개발 AI 칩(TPU)을 외부 고객에게 임대하기 시작한 전략이 적중했다.

메타(페이스북)조차 2027년부터 데이터센터에 알파벳의 칩을 사용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보도는 구글이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인프라에서도 핵심 키를 쥐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 거물들의 시각도 완전히 달라졌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기술주 투자를 꺼리는 관례를 깨고 알파벳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쟁사들의 부진도 구글의 독주를 도왔다.

오픈AI의 GPT-5가 일부 사용자들로부터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는 사이, 구글의 신형 모델 '제미나이 3'는 호평을 받으며 기술 격차 논란을 잠재웠다.

또한 지난 9월 미 법원이 구글의 기업 분할(크롬 브라우저 및 안드로이드 강제 매각) 가능성을 차단하는 판결을 내리며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까지 풀린 상태다.

지난해 알파벳 주가는 약 65% 폭등하며 월가 엘리트 종목들의 수익률을 압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