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검역 건조 농산물 적발 사진.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반려동물 용품으로 위장해 중국산 농산물을 대량으로 밀반입한 기업형 밀수 조직이 검역 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이 들여온 물량은 자그마치 1,150톤, 시가 158억 원 상당으로 단일 적발 건수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국내 과수 산업에 치명적인 '과수화상병'을 유발할 수 있는 금지 묘목까지 무분별하게 유입된 것으로 드러나 검역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13개월간 인천항을 통해 중국산 농산물을 불법 수입한 혐의(식물방역법 위반)로 중간 수입책 3명과 실제 수입자 9명 등 총 12명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역본부는 이들 중 9명을 이달 중 인천지방검찰청에 송치할 예정이다.
검역본부 광역수사팀 조사 결과, 이들은 세관 신고 시 컨테이너 입구 쪽에만 신고된 반려동물 용품을 적재하고 안쪽 깊숙한 곳에는 검역을 받지 않은 농산물을 숨기는 이른바 '커튼치기'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이 밀반입한 품목은 건대추, 생땅콩, 건고추 등 미검역 농산물뿐만 아니라 수입 자체가 전면 금지된 사과 묘목과 생과실류까지 포함됐다.
특히 중국산 사과 묘목과 생과실은 과수원 전체를 폐원하게 만들어 '식물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의 기주식물(숙주)이다.
검역 절차 없이 유입될 경우 외래 병해충 확산으로 이어져 국내 농가에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 1월 김포시 소재 창고 압수수색에서 시작됐다.
현장에서 중국산 건조 농산물 33톤을 확보한 특별사법경찰관은 피의자의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을 통해 지난 1년간 월평균 컨테이너 10대 분량, 총 1,100여 톤이 불법 반입된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범칙 시가로 환산하면 약 158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검역을 거치지 않은 금지품의 무분별한 반입은 국내 농림업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중대 범죄"라며 "지능화·조직화되고 있는 불법 수입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 전담 조직과 인력을 확충해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역본부는 이번에 압수한 불법 농산물 처리에 있어 획기적인 '친환경 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소각 폐기 방식 대신, 압수물 33톤 전량을 퇴비화하는 방식을 최초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환경 오염을 막고 소각 비용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생산된 퇴비 300톤(1억 7천만 원 상당)을 인근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해 농가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