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윙세일' 시제품을 장착한 HMM '오리엔탈 아쿠아마린'. 사진=HD한국조선해양
국내 기술로 개발된 풍력 보조 추진 장치(WAPS)인 '윙세일(Wing Sail)'이 실제 상선에 탑재되어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했다.
거대한 돛을 이용해 바람을 동력으로 활용함으로써 연료비를 아끼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세일링(Sailing)' 기술이 국내 조선·해운 업계에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이 독자 개발한 윙세일이 HMM의 5만 톤급 중형 유조선(MR탱커) '오리엔탈 아쿠아마린(Oriental Aquamarine)'호에 장착되어 지난 5일 첫 운항에 나섰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양수산부 국책 과제의 결과물로, 실험실을 벗어나 거친 바다 위에서 국산 풍력 추진 기술의 성능을 검증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번에 적용된 윙세일은 높이 30m, 폭 10m에 달하는 대형 구조물이다. 비행기 날개 모양을 본뜬 이 장치는 갑판 위에서 돛처럼 바람을 받아 양력을 발생시켜 선박의 추진력을 보태는 역할을 한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주 날개 양측에 보조 날개를 부착해 효율을 높이는 한편, 태풍 등 기상 악화나 낮은 교량 통과 시 날개를 접을 수 있는 '틸팅(Tilting)' 기능을 적용해 운항 안정성을 확보했다.
업계의 이목은 윙세일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쏠려 있다.
윙세일은 풍향과 풍속 등 운항 조건에 따라 연료 소모량을 5~2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료비 절감은 곧 탄소 배출 감소로 이어져, 날로 강화되는 탄소집약도(CII) 및 유럽해상 연료 규제(FuelEU Maritime) 등 국제 환경 규제를 돌파할 핵심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갑판에 여유 공간이 있는 유조선이나 벌크선에 최적화된 기술이다.
HMM은 이번 '오리엔탈 아쿠아마린'호 운항을 통해 향후 2년간 실제 해상 환경에서 윙세일의 성능과 내구성을 정밀 검증할 계획이다.
확보된 데이터는 기술 고도화와 함께 향후 HMM의 벌크선대 전체로 도입을 확대할지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글로벌 탈탄소 흐름 속에 풍력 보조 추진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이번 실증을 통해 입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친환경 선박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HMM 역시 "기술적 진보를 적극 도입해 선대의 질적 성장을 이루고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