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기 본지 회장
오랜 시간 육지로부터 단절된 '고립의 공간'이자 개발의 온기가 닿지 않는 '변방'으로 인식되어 왔던 섬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섬의 날'을 제정하고 제4차 도서종합개발계획을 통해 체계적인 지원에 나선 것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의 신호탄이다.
이제 섬은 단순한 영토의 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과 첨단 기술이 융합된 '미래 경제의 최전선'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래의 섬을 관통하는 핵심은 '스마트'와 '친환경', 그리고 '고부가가치'다.
우선 섬은 첨단 ICT 기술의 테스트베드로 변모하고 있다. 물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드론 택배가 상용화되고, 육지와 섬을 잇는 도심항공교통(UAM)이 뱃길을 대신할 날도 머지않았다.
5G·6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원격 진료와 교육은 섬 주민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자체 생산·소비하는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을 통해 섬은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에너지 자립의 섬'으로 진화하고 있다.
관광 산업의 지형도 역시 급변하고 있다. 단순히 경치를 눈에 담고 돌아가는 '관람형 관광'에서 벗어나,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의 성지이자 프리미엄 웰니스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여수 복개도에서 추진 중인 '해상캡슐' 프로젝트는 이러한 변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혁신적인 사례다.
세계 최초로 육지와 섬을 잇는 이 '바다 위 하늘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여자만의 절경을 공중에서 만끽하는 새로운 감동의 여정을 선사한다.
이는 차별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글로벌 관광 트렌드에 부합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견인할 독보적인 관광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섬은 또한 대한민국 해양 영토의 시작점이자 자원의 보고다. 독도나 가거도 같은 외곽 도서의 정주 여건 개선은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는 안보 전략이자, 해양 바이오 산업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전초기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구 소멸과 기후 위기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섬이 마주한 가장 큰 위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설 투자를 넘어, 정주 인구가 아닌 ‘관계 인구’를 늘리는 유연한 정책과 생태계를 보존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이 정착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섬은 더 이상 육지의 부속물이 아니다. 스마트 기술과 생태 가치, 그리고 고유의 문화가 어우러진 이곳은 '가장 먼저 미래를 만나는 기회의 땅'이다.
우리의 섬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입고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닻을 올리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