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의 전례 없는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갔다.

미 법무부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수사 착수설과 신용카드 금리 상한제 도입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시장을 강타했으나, 월마트의 약진과 빅테크 실적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견인하며 악재를 소화해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6.13포인트(0.17%) 오른 49,590.2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99포인트(0.16%) 상승한 6,977.27에 각각 거래를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62.56포인트(0.26%) 오른 23,733.90을 기록하며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시장의 초기 분위기는 무거웠다. 개장 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수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수사의 표면적 이유는 파월 의장이 의회에서 증언한 연준 건물 개보수 관련 발언 위증 혐의지만, 월가에서는 이를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구실'로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줄곧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시장은 이 같은 정치적 노이즈를 '이미 예견된 악재'로 받아들이며 내성을 보였다.

피터 카딜로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에 대한 수사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이미 예고됐던 사안이라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전직 연준 이사들이 파월을 지지하고 나선 점이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유통 공룡' 월마트였다.

월마트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의 상장 이전과 오는 20일 나스닥1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3% 급등했다.

패시브 펀드 자금 유입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며 필수소비재 섹터 전반의 상승(1.4%)을 이끌었다.

여기에 본격적인 4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기술주에 대한 낙관론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LSEG 데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기술 섹터의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5% 급증하며 S&P500 전체 성장률(8.8%)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금융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직격탄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20일부터 신용카드 이자율 상한을 연 10%로 제한하겠다고 밝히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가 4.3%, 씨티그룹이 3% 급락했고, 캐피털원(-6.4%)과 선구매 후지불(BNPL) 업체 어펌 홀딩스(-6.6%) 등 소비자 금융 관련주들이 일제히 곤두박질치며 금융 섹터는 이날 S&P500 내 가장 부진한 수익률(-0.8%)을 기록했다.

이제 시장의 눈은 13일(현지시간, 한국시간 13일 밤)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JP모건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의 실적 발표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