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공식 검토하기 시작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전면 차단됐던 대중(對中) AI 칩 수출 정책이 방향을 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미국 내 안보 논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고급 AI 칩 'H200'을 중국에 판매하기 위한 수출 허가 신청서를 국무부·에너지부·국방부에 회람하고, 부처 간 공동 심사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검토가 승인될 경우 엔비디아의 두 번째로 강력한 AI 칩이 처음으로 중국에 공급되는 길이 열리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엔비디아의 H200 칩 대중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판매 금액의 25%를 수수료로 징수하는 조건을 내걸며, 해당 조치가 중국산 반도체 수요를 줄이고 미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은 워싱턴 정가 전반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중국에 고급 AI 칩이 대량 공급될 경우 중국의 군사력과 인공지능 역량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고, 미국이 쌓아온 기술적 우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미 행정부 내부에서도 수출 승인 속도와 중국 당국이 이를 실제로 허용할지 여부를 두고 불확실성이 이어져 왔다.

수출 통제를 총괄하는 상무부는 비공개 절차에 따라 관련 부처에 심사를 요청했으며, 각 부처는 수출 규정에 따라 30일 이내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이번 부처 간 심사 착수 사실은 그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안이다.

상무부와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백악관 역시 개별 검토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다만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미국 기술 생태계의 우위를 확고히 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