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첨단산업기술부 접견실에서 술탄 아흐마드 알 자베르 UAE 첨단산업기술부 장관 겸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사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안보를 축으로 산업 협력을 한층 끌어올린다.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 협력 성과를 구체적인 사업으로 연결하며, 첨단 산업과 에너지 전 주기에 걸친 전략적 파트너십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술탄 알 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 겸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최고경영자(CEO)와 회담을 열고, AI 데이터센터, 석유 공동비축, 석유·가스 산업 협력 등 핵심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11월 산업장관 회담에 이어 알 자베르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성사됐다.
양측은 먼저 지난달 한-UAE 정상회담에서 협력에 합의한 '스타게이트 UAE' 프로젝트의 후속 조치를 집중 논의했다.
이 사업은 UAE 내 차세대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로, 총 5GW 규모의 AI 컴퓨팅 클러스터 조성이 목표다.
국영 AI 기업 G42가 구축을 맡고, 오픈AI와 오라클 등이 운영에 참여하며, 1단계로 200MW 규모 AI 클러스터가 내년 가동될 예정이다.
김 장관은 "한국이 반도체,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및 냉각 기술, 엔지니어링·조달·시공(EPC), 발전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역량이 UAE의 AI 인프라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타게이트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보다 구체적인 사업 정보 공유와 양국 기업 간 협력에 대한 UAE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에너지 분야 협력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국 장관은 2013년부터 추진해 온 한-UAE 석유 공동비축 사업이 에너지 협력의 대표적 성공 사례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한국은 비상시 저장 원유에 대한 우선 구매권을 확보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UAE는 동북아 시장 대응을 위한 전략적 거점을 마련하는 등 상호 호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양측은 공동비축 규모 확대 등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석유·가스 산업 전반에 대한 협력 확대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 장관은 상류 부문에서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가 ADNOC과 함께 UAE 유전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하류 부문인 플랜트, 석유화학, 조선 분야에서도 최근 대규모 협력 사업이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석유·가스 분야 협력이 양국 경제 발전의 핵심 축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앞으로도 교역과 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번 회담이 한-UAE 정상회담의 성과를 산업 현장에서 가시적인 협력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UAE와의 고위급 협의 채널을 적극 활용해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 산업과 석유·가스 전 주기에 걸친 전략적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