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건설업체 수는 소폭 늘었지만, 매출과 고용, 부가가치 등 주요 경영 지표는 일제히 뒷걸음질 쳤다.

주택 경기 침체와 공사 물량 감소 여파로 건설업 전반의 수익성과 고용 여건이 동시에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4년 건설업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체 수는 8만9,101개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종사자 수는 175만9,000명으로 2.8% 줄었고, 매출액과 부가가치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종합건설업체 수는 1만5,861개로 전년보다 0.3% 줄었다. 토목건설업체는 늘었지만, 건물건설업체가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전문직별 공사업체는 실내건축, 전기·통신, 기반조성 분야를 중심으로 1.7% 늘어 7만3,240개를 기록했다.

고용 감소 폭은 전문건설업에서 더 컸다.

전체 건설업 종사자 수는 1년 새 5만2,000명 줄었으며, 이 가운데 전문직별 공사업 종사자가 4만5,000명 감소했다.

임시·일용직 감소가 두드러져 전년 대비 5.1% 줄어든 8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건설 경기 위축이 고용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매출액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건설업 매출액은 487조 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8% 감소했다.

종합건설업 매출은 311조 4,000억 원으로 5.3% 줄었는데, 건물건설업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전문직별 공사업 매출은 176조 3,000억 원으로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국내외 실적의 온도 차도 뚜렷했다.

국내 건설 매출은 439조 3,000억 원으로 5.6% 줄었지만, 해외 건설 매출은 48조 4,000억 원으로 17.1% 증가했다. 국내 주택·건축 경기 부진을 해외 수주가 일부 상쇄한 구조다.

공사 수행에 투입된 건설비용은 477조 7,000억 원으로 2.6% 감소했다.

비용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건설업 부가가치는 143조 2,000억 원으로 5.2% 줄었으며, 특히 종합건설업 부가가치는 9.7% 급감했다.

건물건설업 부가가치 감소 폭이 컸던 반면, 토목건설업은 오히려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기업 한 곳당 평균 매출액과 고용 규모도 줄었다.

건설업체 한 곳당 평균 매출액은 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고, 평균 종사자 수는 20명으로 4.2% 줄었다.

종합건설업은 업체당 평균 매출 196억 원, 평균 종사자 수 40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문건설업은 매출과 고용 모두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 숫자는 늘었지만, 실제 현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과 고용은 줄어드는 전형적인 불황형 구조"라며 "주택 경기 회복 여부가 향후 건설업 실적과 고용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