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구 '버추얼 스튜디오' 구축 현장 모습.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실제 촬영현장과 가상의 배경을 결합해주는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 스튜디오가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국내 콘텐츠 제작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3일 대전 유성구 스튜디오큐브에 국내 최대 규모의 '버추얼 스튜디오'를 공식 개관하며 K콘텐츠 제작 기술의 전면적 고도화를 선언했다.
이번에 문을 연 스튜디오는 길이 60m·높이 8m 규모의 초대형 국산 LED 월을 기반으로, 현실 촬영 장면에 실시간 3차원 가상 배경을 결합하는 '인-카메라 브이에프엑스(ICVFX)' 기술을 구현한다.
카메라 움직임에 따라 배경이 즉시 반응해 현장에서 완성도 높은 화면을 바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즉, 해외 로케이션이나 대규모 CG 후반 작업에 의존하던 제작 공정을 스튜디오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제작비 절감·촬영 기간 단축·콘텐츠 완성도 제고라는 세 가지 효과가 동시에 가능해진다.
개관식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촬영과 동시에 결과물을 모니터링하는 ICVFX 시연을 통해 새로운 제작 방식을 직접 확인했다.
현장에서는 고대 문화재 공간을 재현하거나, 세계 주요도시의 거리 풍경을 즉각 띄워 실제로 그 장소에 있는 듯한 장면을 촬영하는 테스트가 진행됐다.
한 영상 제작사 대표는 "기존에는 해외 촬영·세트 제작·후반 CG까지 따로 계산해야 했지만, 버추얼 스튜디오 활용 시 비용 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대형 프로젝트는 수십억 원 단위의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스튜디오큐브는 기존 일반 촬영·수상 촬영에 더해 이번 가상 스튜디오까지 갖추면서 국내 유일의 '원스톱 제작 클러스터'로 외연이 확대됐다.
OTT·영화·광고·K팝 공연 등 다양한 영역의 제작 수요가 몰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문체부는 '버추얼 스튜디오 시범운영사업'을 통해 제작사에 시설·장비·전문 기술 인력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또 PD, 촬영감독, 조명기사 등 현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버추얼 스튜디오 실무 마스터 클래스’를 운영해 전문 인력 양성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영수 문체부 1차관은 "이번 개관이 K콘텐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인프라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획·개발부터 제작, 해외 진출까지 산업 전 단계를 아우르는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설 구축이 K콘텐츠 수출 확대와 글로벌 제작 경쟁력 강화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상 제작 기술이 차세대 영상 산업의 표준으로 자리잡는 가운데, 한국의 버추얼 프로덕션 역량이 실제 시장 점유율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