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사진=대우건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472억 달러를 돌파하며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과거 '중동 붐'에 의존하던 수주 지형도는 체코 원전 수주라는 '대박'을 계기로 유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며 질적인 체질 개선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5년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총 472억 7000만 달러(약 64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4년 66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대 실적이자,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수주 400억 달러 벽을 넘어선 쾌거다.

2021년 잠시 주춤했던 수주액은 이후 4년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며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이번 실적 갱신의 일등 공신은 단연 '원전'과 '유럽'이었다.

전체 수주액 중 유럽 지역 비중이 42.6%(201억 6000만 달러)를 차지하며 전통의 수주 텃밭인 중동(25.1%, 118억 8000만 달러)을 크게 앞질렀다.

유럽 수주액은 전년 대비 무려 4배 가까이(298%) 폭증했다. 총사업비 24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187억 2000만 달러) 수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 건설 역사를 새로 썼다.

공종별로는 플랜트 등 산업설비 비중이 전체의 74.6%(352억 8000만 달러)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단순 도급을 넘어 고부가가치 영역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눈에 띈다.

에너지 안보 이슈와 맞물려 원자력 발전소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분야 수주가 7억 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산업설비와 건축에 이어 3대 효자 종목으로 부상했다.

또한 카타르에서는 13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CCS) 설비 공사를 따냈고,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도 본격화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화려한 성적표 이면에 드리운 그늘도 있다.

대기업 위주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중소기업 수주액은 15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8.5% 감소했는데,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공장 건설 발주가 줄어든 탓이다.

또한 단순 도급형 사업 비중이 96.3%로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수익성이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3.7%) 비중을 늘려야 하는 과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