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을 위한 조직'을 표방해 온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이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충격적인 감사 결과가 나왔다. 규정을 무시한 회장의 '황제 출장'부터 임원들의 '셀프 성과급 잔치', 인사권 독립 훼손까지 총체적 난국이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상 초유의 고강도 감사를 통해 확인된 비위 혐의에 대해 즉각 수사를 의뢰하고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 편집자 주 -

이번 감사에서는 농협중앙회의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견제 받지 않는 제왕적 권력'을 낳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앙회장이 계열사 회장직을 겸임하며 막대한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구조와 이사들에게 뿌려지는 선심성 '황금 보너스'는 그들만의 카르텔을 공고히 하는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우선 농협중앙회장의 기형적 보수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강호동 회장은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임하며 연간 3억 원이 넘는 연봉과 퇴직금을 챙기는 동시에, 중앙회에서도 연간 3억 9,000만 원의 실비와 수당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퇴직 시에는 농민신문사 퇴직금과 별도로 중앙회에서 수억 원대의 '퇴직공로금'(전 회장 기준 3억 2,300만 원)까지 챙겨가는 구조다.

중앙회 임원과 대의원들을 향한 혜택은 '뇌물'과 '복지'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신임 이사에게는 포상비 명목으로 태블릿 PC를 사주어 개인 소유로 넘겼고, 퇴임 시에는 전별금과 여행상품권은 물론 '순금 기념품'까지 지급했다.

특히 2022년 정기대의원대회에서는 참석한 모든 조합장에게 1대당 220만 원 상당의 최신형 휴대폰을 돌렸다.

이날 하루 휴대폰 값으로만 23억 4,600만 원의 예산이 증발했다.

경영 성적표는 처참했다. 농협경제지주는 2024년 81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2025년 1월 상근 임원들에게 특별성과보수를 지급하는 모럴해저드를 보였다.

회원조합의 부실 징후도 뚜렷하다.

2024년 말 14조 3,000억 원(연체율 4.03%)이던 연체액은 불과 5개월 만인 2025년 5월, 18조 7,000억 원(연체율 5.16%)으로 급증해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