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사 엑스-에너지(X-energy)와 SMR 핵심 단조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예약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SMR 시장이 본격적인 제작 단계로 진입하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차세대 고온가스로 원자로(Xe-100)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엑스-에너지와 Xe-100 고온가스로 원자로 16대에 투입될 핵심 소재 '단조품(Forging)' 공급을 위한 예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본격적인 공급 계약 이전에 장기간 제작이 필요한 중·대형 단조품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절차로, 후속 본계약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단조품 생산과 SMR 모듈 제작에 착수하게 된다.
Xe-100은 기존 경수로와 달리 헬륨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엑스-에너지의 차세대 SMR 모델이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지원 아래 Xe-100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첫 사업으로 미국 다우(Dow)가 텍사스주 산업단지 내에 4대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어 워싱턴주에서는 에너지 노스웨스트(Energy Northwest)가 12대의 Xe-100 건설을 준비 중이다.
특히 에너지 노스웨스트 프로젝트는 아마존(AWS)·엑스-에너지가 공동 추진 중인 총 5GW 규모, Xe-100 약 60대 건설 계획의 일부라는 점에서 시장 확대 기대가 크다.
클레이 셀 엑스-에너지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공급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Xe-100의 시장 진입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이번 계약은 SMR이 설계 단계를 넘어 실제 제작 단계로 넘어가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핵심 파트너로서 철저한 품질과 납기 준수를 통해 프로젝트 성공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1년 엑스-에너지와 SMR 주기기 제작을 위한 설계 용역 계약을 시작으로 협력을 확대해 왔다.
2023년에는 엑스-에너지 지분투자를 통해 전략적 관계를 강화했으며, 올해 8월에는 두산에너빌리티·엑스-에너지·아마존·한국수력원자력 등이 SMR 사업 협력을 위한 4자 MOU를 체결하며 협력 구조를 공고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