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기 본지 회장
추석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보름달'이 떠오른다. 동그란 달은 풍요와 희망을 상징하며, 그 빛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를 비춘다.
올해 추석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여전히 팍팍한 살림살이 속에서 맞이하게 되지만, 보름달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함께 나눌 때 진정한 풍요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 자료를 보면 소비 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호소한다.
하지만 시장을 살리는 힘은 결국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사회의 신뢰와 상생에서 나온다. 기업이 가격 부담을 낮추고 상생 활동을 이어갈 때 소비자는 다시 지갑을 열고, 이는 경제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추석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다. 나눔을 통해 공동체가 결속을 다지는 사회적 장치이자, 경제적 활력을 되살리는 촉매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명절 기간 지역 상권은 매출이 늘어나고, 농산물·유통 업계도 활기를 찾는다. 이는 추석이 단순한 휴일을 넘어 경제와 정(情)이 만나는 접점임을 보여준다.
보름달을 바라보며 우리는 묻는다. "나의 풍요가 이웃의 풍요와 연결되고 있는가?", "내가 속한 공동체는 서로에게 희망을 나누고 있는가?"
경제의 본질도 다르지 않다. 경쟁만으로는 지속 성장이 어렵다. 상생의 가치를 지킬 때, 불황의 긴 그림자 속에서도 새로운 기회가 열린다.
한가위 달빛처럼 모두에게 공평하게 빛이 스며드는 세상을 기대해본다. 가족과 이웃이 웃고,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명절. 그 속에서 한국 경제도 또 한 번의 힘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