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기 본지 회장


사람이든 조직이든 시간이 지날수록 젊음의 활령이 사라지며 노화를 겪게 되는 것이 숙명처럼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성공에 매몰되어 노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창업한 지 수십,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젊음을 유지하는 기업들이 있다. 라이프사이클을 초월해 젊음을 유지하는 이들 기업은 환경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해 빠르게 대응하며 기업생존에 직결된 도전적 문제를 의욕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삼성경제연구소는 '기업이 젊어지는 비결'이란 보고서를 통해 열망(Aspiration), 공감(Empathy), 민첩성(Agility) 등 청년기의 특징을 적용해 조직 차원에서 3대 젊음 요소로 세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그 첫 번째는 성공에 대한 열망이다. 열망이 부족한 기업은 안정적 수익과 효율성에 집착하고 기존 시장의 수성에만 몰두하게 되는데,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경우 친환경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에코메지네이션'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성장에 대한 열망을 고취시켰다.

두 번째는 조직 내·외부와의 공감이다. 이를 위해서는 타인과 외부환경과의 거리를 극복하면서 직접 접촉하고 이해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노화로 공감이 결여되면 조직 내·외부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해지며 부서 간 협업이 곤란해지고 고객 니즈에 대한 통찰력을 잃는다.

이는 직원의 아이디어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 및 환경과 적극적으로 교류함으로써 회복할 수 있다.

IBM은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전 지구적 프로젝트인 '스마터 플래닛'을 통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유도해 고객과의 공감 형성에 성공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실행에서의 민첩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예기치 않은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실행력이 갖추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민첩성이 떨어지면 관료주의가 만연되고 실행력이 떨어진다. 현장 권한을 강화하고 조직구조를 재설계하는 한편, 전사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함으로써 민첩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멘스는 부문 이기주의를 타파하고 전사 차원에서 자원을 결집하는 '지멘스 원(Siemens One)' 운동을 통해 실행력을 확보하고 고객 니즈와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조직의 젊음을 유지·복원함에 있어서는 일회적이고 물리적인 방법보다는 젊음 요소의 지속적 회복이 중요하다. 또한 조직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열망, 공감, 민첩성의 3대 젊음 요소가 조직 내에서 모두 작동해야 한다.

젊음을 잃기 시작하는 시기는 대부분 기업이 성공가도를 달릴 때임을 명심해 주지적으로 젊음 요소를 재투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