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금융 시스템 안정성 확보의 핵심 관리 대상으로 공식 규정했다.
EU 금융 감독기구들은 18일(현지시간)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19개 기업을 금융권의 '중요 제삼자 기술 제공업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올해 1월부터 시행된 디지털 운영 탄력성법(DORA)에 따른 것으로, EU 금융당국이 특정 기술업체를 직접 감독하고 리스크 관리 능력을 검증할 수 있게 한 첫 사례다.
유럽 금융 당국은 은행·보험사·증권사 등이 클라우드 등 외부 IT 인프라에 급격히 의존하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의 서비스 장애가 금융시장에서 광범위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이번 지정으로 감독기관은 해당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 체계, 사이버보안 수준, 운영 복원력 등을 직접 점검할 수 있게 된다.
지정된 기업에는 AWS·구글 클라우드·MS 외에도 블룸버그, IBM,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오렌지,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 등 주요 글로벌 IT·데이터 기업의 유럽 사업부가 포함됐다.
LSEG와 구글 클라우드는 "EU의 공식 지정을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혔으며, MS는 "유럽의 사이버보안·복원력 규제에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AWS는 이미 관련 준비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고, IBM도 규제 당국과의 협력 의지를 밝혔다.
EU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술적 혼란을 금융시스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적해 왔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보고서에서 금융권의 IT 아웃소싱 집중도가 시스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영국 역시 비슷한 감독체계를 도입했지만 아직 특정 기업을 지명하지는 않았다.
영국 정부는 규제기관들의 권고를 토대로 내년 중 첫 지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EU의 이번 조치로 클라우드·데이터 기업에 대한 규제 감독이 본격화하면서, 금융권의 IT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